언제:2012년10월5일 금요일
누가:나,상태,희순,초현,효숙,정숙
어디에:설악산 공룡능선
산행코스:소공원~비선대~세존봉~마등령~나한봉~1275봉~신선봉~무너미고개~희운각대피소~양폭대피소~천불동계곡
~비선대~소공원
산행시간:17시간
도상거리:20km
다른사람들이 공룡능선을 다녀왔다고하면 그저 부럽기만하고 난 그저 꿈속에서나 가보는 곳이려니 생각했었는데
그 꿈을 실현할 기회가 왔다...아니 용기를 내 보기로하였다..
산행일을 잡아놓고 3주동안 맹연습을 하였다...상태랑 헬레나랑..
가기로 하기는 했으나 과연 내가 해낼수 있을까 내심 걱정을 많이하고 있었으므로
가는날까지 설레임반 걱정반으로 길을 나섰다..
집에서 목요일 저녁 9시반에 출발을해서 소공원에 12시반에 도착을해서 산행준비하고
새벽1시 산행 시작이다...
온천지가 깜깜 절벽인데 오가는사람은 아무도 없고 우리뿐이었다.
가느다란 헤드랜턴 불빛이 인도하는 대로 우린 걸었다..
불빛이 비치는곳 외엔 아무것도 보이지않았다.
우리끼리 살가운 대화를 나누며 1시50분 비선대에 도착..신선이 하늘로 올라갔다해서 비선대라 하였다 한다..
잠깐 쉬면서 간식을먹고 2시 다시 출발이다.
비선대 에서 마등령으로 올라가는 시작점이다.난 차멀미로 인한 어지럼증과 구토증세가 심해져서
내색은 못했지만 산행을 할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다..
등로는 거친 오르막의 연속이었는데 난 어지럼증으로 몸이 비틀거려질 정도였다..
천천히 몸의 중심을 잡으며 걱정스런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등로는 여전히 너덜길의 거친 오르막이 그치질 않았다.
힘들수록 위로가 되는건 같이 걷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리라.
비선대에서 마등령까지는 거친오르막으로 3,5km였다...하늘에는 달이 떠서 우리가 가는길에 친구가 되어주었다.
캄캄한 어둠속에서도 가끔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달을 바라보면 마음이 차분해졌다.
숨을 헐떡이며 비오듯이 땀을 흘리며 난 오로지 해내야한다는 굳은의지를 불태우고 있었다.
헤드랜턴 불빛에 의지해 4시간여를 오르니 마등령 바로밑 전망대에 도착을했다.
5시50분..6시30분에 해가 뜬다니 여기서 조금 기다렸다가 마주보이는 공룡능선을 제대로 보고 가자...라고 난 일행의 발을 붙잡았다.
그래서 날이 밝기를 기다리며 아직은 어둠이 가시지 않은 어둑한 공룡능선의 깊은 산골짜기를 내려다 보고 서 있었다.
내가 땀방울을 떨구며 올라온 길도 바라보며 감회에 젖어 보기도 하면서..
우리가 넘어야 할 공룡능선을 배경으로,,
엄청난 높이와 길이에 미리 주눅이 들어 버리긴 하였으나 아름다운경치에 빠져서
빨리 가고픈 마음도 함께 들었다.
꿈에 그리던 공룡능선의 웅장한 실체가 어둠이 걷히며 드러났다.
일출을 볼 수 있을거란 기대감에 부풀었건만 그 기대는 무참히 무너졌다.
마등령 정상이다.구름이 잔뜩 끼는 바람에 아쉽게도 일출은 보지 못했다.
하지만 마등령 정상에 올랐다는 성취감에 난 벌써부터 들떠 있었다...마등령에 올라서니 바람이 거의 태풍수준으로 불어댔다.
몸을 감출 수도 없이 불어대는 바람 때문에 아침을 먹으려 했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고
하는 수 없이 우린 공룡능선으로 더 가기로했다.
공룡능선의 첫번째 봉우리인 나한봉으로 가다보니 어느덧 해가 중천으로 떠올랐다..
그 빛이 얼마나 고운지...예쁜 새색시 얼굴 같았다.
공룡의 등을 닮았다해서 붙여진 이름 공룡능선은 그 위용이 대단한 것이었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만큼..나한봉 못미쳐서 우린 바람이 덜부는 구석에 자리를 잡고 아침을 먹었다..
차가운 주먹밥 한덩어리를 억지로 먹고는 너무 추워서 상태한테 불을 피워 커피물을 끓이라고 하였다.
따뜻한 커피를 한잔 마시고나니 몸이 좀 풀렸다...
하늘 담은 이슬을 보면서 이른 아침의 공룡능선을 걷는 기분은 아마도 해 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그중에 나도 해 본 사람이 된것이다..
공룡능선엔 어느덧 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있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단풍잎이 말라서 예쁜 단풍은 아니었다.
설악산엔 700여개의 봉우리가 있다고한다..
난 그 봉우리들을 얼마나 만났을까? 갑자기 궁금해졌다..
이 엄청난 화강암 바위를 좀 봐...
내평생 이렇게 멋진 경치는 처음 보는것 같애...
오르막끝에 설악산이 절경을 내보인다.
그저 화강암이 오랜세월 바람과 비에 깎였다 말하기엔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이다.
감히 인간이 평가할 수 없는 장관이다.
상태는 이곳이 독수리 요새라고 했다.
바닥에서 부터 치솟아 오른 이 바위덩어리를 보고 경탄을 금치 못했다..
아무리 상상하려해도 상상할 수 없는 그런 풍경이다.
우린 눈이 휘둥그레져서는 가는곳마다 탄성을 질러댔다.
독수리 요새를 배경으로..
공룡능선은 봉우리 9개를 넘어야 한다는데 아무리 걸어도 거리가 줄지를 않았다..
가파른 등로를 수없이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하면서도 멋진경치에 힘든줄도 몰랐다.
설악산은 산 전체가 화강암 덩어리인듯 싶었다..
자연이 빚어 놓은 풍광을 바라보며 인간의 힘이 무력함을 다시한번 느낀다.
나한봉도 지나고..
산이 거칠고 가파르다해도 어디 세상사만 할까?
불편한마음쯤 편히두고 걸어도 좋을 그런 산의길..나 오늘 이 길에 무거운마음 다 내려놓고 가야지..라고
마음먹은것도 아닌데 마음이 그냥 편안하다..그리고 동행한 사람들이 모두 너무 사랑스럽다..
아마도 내마음이 행복하니 그런것이 아닌가 싶다.
이제 겨우 반쯤 왔다...배려없이 몰아부치는 오르막을 거침없이 오른다..
쉬지도 않고 오른다...웬지 모르게 마음이 차분한것이 걸음이 잘 걸어졌다..
정말 멋진 풍경에 넋을 잃어 힘든줄도 모르는것이 맞나보다..
범봉에 왔다...이곳에서 보는 경치도 말할 수없이 좋았다.
사방이 다 보였다..바람이 너무 불어서 몸을 가누기 조차 어렵다...
옆에 보이는 나무들조차 한방향으로만 서 있다 불어오는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나무들이 기형이 되어 있었다.
어디에 눈을 두어도 똑같은 풍경 눈이 닿는 곳마다 절경이다.
이젠 감탄사도 힘겨울지경에 이르렀다..
계절이 가져다 준 선물 앞에서 우린 한없이 어린아이가 되어본다..
붉은 단풍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황홀 그 자체이다..
어디를 가서 서든 그냥 그 풍경속에 그림이 될 듯 싶었다.
영락없이 불타는것같은 모습이다..
아~~~어느새 입술 사이로 또 감탄사가 흘러 나온다..나도 모르게...
이 풍경을 어찌 할꼬....카메라에 다 담을수도 없는데...아까워서 어쩌나...헬레나와 난 지나쳐가는 경치가 아쉬워
어쩔줄 몰라 하고 있었다.
춥지만 않으면 이곳에서 살고 싶다..
산에 오르기란 정말 힘들다...하지만 산정에서 느끼는 성취감은 이루 말로 다 표현하기가 어렵다.
산정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마음을 다스리고 고통도 없애고 삶의의욕도 불태우게된다.
산에 오르는 열정이면 무엇인들 못하겠는가..
햇살이 비친 단풍은 그 고운 빛깔을 더욱 뽐내고 있다..
저멀리에 울산바위도 보이네?
기억속 풍경은 사라지고 오늘의 풍경이 저기 서 있다.
산이 기억하지 못할 옛이야기는 내가슴속에 두는것으로 섭섭함을 달랜다.
늘 카렌다에서 보던 풍경인데 난 지금 그곳에 서있다..
설악의 품안에 들어와 있다..난 산행내내 꼭 꿈결 속에 있는것 같았다.
울산바위가 더 가까이 와 있다.혹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
꿈은 아니겠지? 그런데 정말 꿈은 아니었다..
사진으론 100분의1도 표현이 안되는것이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
고운 단풍 사이를 지나 이제 거의 다와 간다...효숙이와 정숙이는 벌써 앞질러 갔다..
아마도 희운각 대피소에가서 불피워 놓고 삼겹살을 굽고 있을것이다..
12시50분 무너미고개이다...여기서 양폭대피소쪽으로 하산이지만 우린 희운각까지 가서 점심을 먹고
다시와 하산할 예정이다.
숲가운데 자리잡은 희운각 대피소
고단함을 쉬어가기 좋은곳 희운각 대피소에서 삼겹살을 구워서 먹고 라면도 끓여먹고 2시반에 하산을 시작했다.
한참을 가파른 돌계단을 내려서서야 천당폭포가 나왔다..
전에 이곳에 왔을때는 경치가 너무 아름다워서 감동을 받고 갔는데
지금은 너무 힘이들어서 경치가 눈에 들어오질 않는다...
천불동계곡은 천개의 불상을 이어놓은듯 하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이 골짜기에선 오래된 철계단도 풍경이된다.
떨어지지않는 무거운 발걸음을 끌고 드디어 비선대에 도착을했다..
새벽2시에 이곳에서 올라갔는데 지금 오후 5시30분이다..
지친 발걸음으로 돌아오긴 했지만 난 내자신이 대견스러웠다..
정말 해냈다..어떻게 내가 이일을 해낼수가 있었을까?
산행을 시작할때 이길을 걸어올라가면서 상태가 말헀다..이따가 이길로 하산을 할땐
우리가 무슨 이야길 하게 될까요? 라고...
그런데 너무 힘들어서 말조차도 나오질 않았다.
힘든 발걸음으로 소공원에 도착을헀다..
우린 짐정리를 하고 7시쯤에 바로 출발을헀다..
가평휴게소에서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오니 10시반..
정말 빨리 왔다...
정말 감사한하루였다...내한계에 도전하고 성취감에 도취된 하루였다..
내평생 처음보는 멋진 경치를 원없이 본 하루였다..
모두가 함께 하였기에 가능한 일이었음을 생각하며
함께 해준 모든이들에게 감사한다...
사랑합니다...
우리 담에또 가요~
내 귀한 사진은 다 날려버리고 수산나와 정숙이가 보내준 사진으로 겨우 부끄럽기 그지없는 후기를 마쳤다.
그나마 이것이 어디인가..공룡능선을 추억할 수 있도록 해 준 두사람한테 감사한다..
2012,10,5...계절그리기
잃어버린 내 사진의 아쉬움에
다른분이 찍은 사진을 빌려 왔다...내가 보았던 그 아름다운 풍광을 잊지 않기 위해..
참으로 고마우신 분이다..
내대신 이렇게 사진을 찍어 주셨으니..
난 다시 가보지 못할 공능의 아름다움을 이 사진을 보면서 느낄것이다.
아니 그날의 기억을 끄집어낼 것이다..
사진 주신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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