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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

제 85차 강산모 9월 정기산행 가리왕산을 다녀와서..

 언제:2013년 9월29일 일요일

누가:강산모 회원33명

어디에:가리왕산(1,561m)

날씨:계속 비가 얌전히 내림

산행코스:장구목이~임도~장구목이삼거리~정상~어은골~심마니교~휴양림

산행시간:6시간

 

 

산행전날 밤부터 계속 비가 많이 내려서 혹시라도 우리 회원님들의 참석률이 저조할까봐 난 노심초사하였다.

그런데 다행스럽고 고맙게도 33명의 회원님들이 참석해 주셨다.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아직은 어둠이 채 가시기도전 6시 정각에 우린 종합운동장을 출발했다.

횡성휴게소에서 내려서 아침을 먹고 다시 출발을해서 9시가 조금넘은 시간에 장구목이에 도착을했다.

비는 줄기차게 내렸지만 모두 상관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우린 역산행팀과 정상팀을 나누었다...이번엔 역산행팀도 이끼계곡 산행을 하고 임도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되돌아와서

버스를 타고 휴양림으로 가기로 하였다...

 

 

 저멀리 산허리에 운무가 그림같다. 영낙없는 한폭의 동양화이다...

이것 또한 비오는날이 주는 선물이다...비가 오지 않았다면 보지 못했을 풍경이다.

 장구목이 입구에서 우린 산행을 시작하려하고있다.

 비는 오거나 말거나 우린 일단 기념촬영부터하고....

 식수가 너무 앙증맞다...비가 오지 않았으면 저물을 마셔 봤을텐데 누구도 물을 마시는 사람은 없었다.

 이제 산행 시작이다...시간은 9시20분이었다..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데 역산행팀과 모두 함께 출발이다.

바쁘 일상 비좁은 마음 한구석에도 문득문득 돋아나던 그리움

그 마음 끝에 산이 서 있었다...5주만의 산행이 무척이나 그리웠나보다...산으로 들여놓는 발걸음이 무척이나 가볍다.

 얼마 안 올라가서 작은폭포를 만났다..

비는 내려도 모두들 기념촬영을 하느라 바빴다..

 고산 답게 쭉쭉 뻗은 나무들이 시원스럽다.비를 머금은 나무들이 유난히 싱그러워 보인다.

숲은 아직도 여름을 보낼 생각이 없는듯 푸르기만하다.

 모두들 힘차게 잘 걷고 있다.난 여전히 맨뒤로 따라가며 사진을 찍고 있다...

그런데 카메라가 자꾸만 습기 차기 시작한다..걱정이다..제대로 사진이 나오려는지..

 와~ 숲이 정말 좋다...비가와서 그런지 산객들은 우리 일행 말고는 찾아볼 수가 없다..

고요하다...이끼계곡에 계곡물만이 우렁차게 소리를 지르며 흐르고 있을 뿐이다.

 작은 나무다리도 건너고

 산을 오르는 내내 이렇게 이끼계곡의 아름다움에 젖어 힘든줄도 모르고 오르고있다..

아직은 경사도 그리 가파르지 않아서 오를만하다.

 비가 오지 않았다면 저 계곡에서 많이 앉아서 쉬다 갔을텐데...약간은 아쉬움이 남았다.

 얼마를 올랐을까? 앞서가던 사람들이 웅성웅성 하며 무엇인가를 줍고 있다...산다래란다..

 요렇게 생긴놈인데 엄청 달고 맛있었다...

우린 쉬지도 않고 계속 올랐다..먹은거라곤 이 달래 몇개 입에 넣은것이 전부인채로 계속 올랐다.

 이끼는 공기가 맑은곳에서만 자란다고하는데 그렇다면 이곳이 얼마나 깨끗한 공기를 가지고 있는곳인지

짐작이 가고도 남음이다...

 길은 여전히 너덜길의 연속이다...걷기가 쉽지만은 않은길이다.

비가 내린다고 산에 오르는걸 포기했더라면 이곳의 모습이 늘 궁금하여 그리움으로 자리했을 것이다.

장구목이 코스의 이 이끼계곡을 눈으로 직접보니 얼마나 좋은가...

산에 오르길 너무 잘한것 같다...

 

 땀도 나지만 우비안에 습기가 차니 옷이 젖기 시작한다..

비를 맞으나 우비를 입으나 옷이 젖기는 마찬가지이지만 그래도 찬비를 맞지는 않으니 감기들 염려는 없겠지?

 정말 숲이 너무 좋다...난 뒤에서 느긋히 따라가며 여기저기 숲전체를 눈맞춤하며 걷고 있다.

비가 적셔놓은 숲은 한층 짙어진 풀내음 흙내음이 가득하다.

그 신선한 기운 맘껏 마시며 걷는길은 숨찬 비탈길 마저 즐겁다.

 

 

 회장님께서는 계속 내앞에서 걷고 계신다.

맨뒤로 따라가는 나를 배려해서 앞으로 가시지도 못하고 천천히 가시는중이다..

참으로 고마우신분이다..우리 강산모에 이런분들이 많이 계셔서 산악회가 발전하고 있는것이다.

 드디어 장구목이 임도에 도착했다..3km를 온것이다...정상까지 1,2km남았다..

그런데 여기서부터는 정말 가파른 오르막이다..

 우린 임도에서 역산행팀을 하산시키고 나머지 정상팀만 기념사진을 찍었다.

달콤했던 휴식은 뒤로하고 다시 오른다.

 산이 가파라도 너무 가파르다...오르는내내 등로가 일어서 있는듯 나를 삼킬듯 달려들었다..

어휴 힘들다...어쩜 이리도 가파를까? 그런데 이쪽은 엄청 굵은 주목나무들이 우리를 맞는다.

 

 

 잠시 숨을 고르며 나무를 살펴본다...정말 크다...몇백년은 족히 됐을 법하다..

 

 

 멋진 나무 한그루를 골라 기념촬영도하고..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다리가 무거워도 정상에 서 있을 나를 생각하며 힘든 비탈길을 힘을 내서 다시 오른다.

 멋진 가지를 가진 주목나무이다..가지가 너무 멋지게 뻗어서 한번 찍어 보았다.

정상이 얼마남지 않았는지 하늘이 열리기 시작한다..

비는 잦아 들었고 하늘은 열리고 희망의 빛이 보이는듯했다.

 

정상부에 거의 다다르니 성미급한 나무들이 벌써 단풍이 들어 등로에 누워 있다..

그 모습이 어찌나 예쁜지 카메라에 담아봤다..

장구목이 삼거리에 왔다,,정상은 이제 10분거리에 있다.

그러나 우린 이곳에서 점심을 먹기로했다...3시간이 걸린다던 산행은 2시간반만에 올라왔다..

비가 오는관계로 쉬임없이 강행군을 한 탓이다...비가 부슬부슬 내리는데 우린 커다란 나무밑에서 점심을 먹었다.

비가 내려 사진도 못찍고 후다닥 먹어치우고  정상을 행해서 다시 길을 떠났다.

드디어 정상이다....날이 좋은날은 발밑으로 산들이 어깨동무를 하고 겹겹이 펼쳐져 파노라마를 이루는 모습을 볼 수 있었을텐데

운무에 가리워져 아무것도 보이질 않았다..

1,561m라는 가리왕산 정상석과 돌탑과 주목나무와 넓은 정상부의 모습만이 우리를 반길뿐이었다..

하지만 어렵고 어렵게 올라온 정상이 난 그저 뿌듯하고 좋을뿐이었다.

후미까지 올라온걸 확인하고 인증샷을 찍어주고 또 황급히 하산을 준비했다.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으므로..

주목나무가 정상부에 외롭고 쓸쓸하게 서 있었는데 왠지 그 모습이 멋있어 보였다.

돌아서면 그리워질 풍경 한조각 가슴에 담고 산을 내려간다..

정상에서 휴양림까지는 5km인데 족히 세시간은 내려가야한다..

곳곳에 물든 단풍이 우리를 반긴다...빗속에서도 그 자태가 유난히 곱다..

 

 

난 이런길이 참 좋아...라며 열심히 걷는다...오솔길같은 숲길이 한참이나 이어진다.

앞서가는 미희씨 이젠 강산모 사람이 다 됐다 싶어 마음이 흐뭇하다..상원씨랑 함께...

 

이곳은 영낙없이 깊은 가을인듯 쌓인 낙엽을 밟으며 걷는기분이 너무 좋다.

 

하지만 이내 가파른길로 접어들었다.어은골 임도까지 내려오는길이 그리도 멀게 느껴질줄은 몰랐다.

가파른 길이 어찌나 힘이든지..

와~ 여기 는 단풍들면 정말 예쁘겠다....온통 단풍나무 천지이네..

계속해서 가파른길을 내려왔다...허벅지가 땡긴다...마치 곤두박질을 할것만같은 형상의 내리막을 내려왔다.

그것도 아주 한참동안...그랬는데 드디어 계곡을 만났다..

계곡길에서도 또 한참을 내려왔다...오르락 내리락...계곡물도 건너고 또 건너고 하며 다리도 건넜다..

휴양림이다....와~ 크낙새방이네? 2년전에 내가와서 묵었던 그 크낙새 방이다..

난 반가웠다...내가 묵었던 방이라서....ㅋ 또 묵었다 갔으면 좋겠다 싶다..ㅎ

드디어 심마니교에 다다랐다...이젠 정말 다왔다..

아고 정말 힘든산행이었다...특히 내려오는 내리막이 너무 가파라서 정말 힘들었다...

비가와서 미끄러운데다 가파르니까 다리에 힘이 너무나 많이 들어갔다.

 

 

휴양림 정문에 도착을헀다...그런데 버스가 정선시장에 갔다가 지금 오는중이란다..

역산행팀도 재미있으셨나보네? 다행이다 싶었다..

휴양림 정문옆에 있는 얼음동굴은 출입금지로 막아놓았다 좀 아쉬웠다..

 

비는 왔지만 그래서 멋진 경치는 구경 못했지만 그래도 난 마냥 좋기만헀다.

비는 왔어도 편안하고 만족한 산행이었다...33명의 회원님들께서 모두 안전하게 즐산 하셨으니 그걸로 됐다.

산행은 인간사와 같다고한다...오늘 처럼 비가 내리는날도 눈보라가 치는 날도 또 햇살이 쩅 한 날도 있는것처럼

그렇게 생각하니 모든것이 만족헀다..

기분좋은 산행을 마치고 난 다시 다음달 산행을 꿈꾸며 이 산행기를 쓰고 있다.

함께 해 주시고 수고해주신 모든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담달 산행 영남알프스에서 만나요~

 

 

2013,9,29...계절그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