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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

비온뒤의 도봉산 포대능선을 가다..

 언제:2012년7월16일 월요일

누가:나,상태,희순

어디에:도봉산 포대능선

산행코스:송추분소~송추폭포~신선대~포대능선~사패능선~송추계곡~송추분소

산행시간:6시간

 

새벽 늦게까지 비가 내려서 산행을 못할줄 알았는데 다행히 7시가되자 기적처럼 비가 그쳤다..

오늘은 산행하기 참 좋겠다 싶다..은근히 기대가 된다.

산행하는날 아침이면 늘 설렌다..

새절 4번출구에서 상태와만나 상태차로 송추분소까지 갔다.

산행준비를 마치고 10시40분 산행시작이다..

 오늘의 산행경로이다..

 이곳에는 이런다리가 6개가 있다...이름도 일목교 이목교 삼목교 이런식으로 붙였다..

누구의 발상인지는 모르겠으나 참 재미있게 잘 지었다 싶다..

 

 숲으로 들어서지마자 계곡의 물소리는 천둥소리를 방불케 하며 자기의 존재를 알린다.

그 소리가 너무커서 옆사람의 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정도이다.

 물많은 계곡을 건너서..물이 더 많았으면 못 건너갔을것 같다.

 우리는 사패능선쪽이 아니라 반대방향 송추폭포쪽으로 간다..

 비온뒤라 물이 불어 곳곳히 내가 되어 있었다.

 생각보다 폭포는 가까운곳에 있었다.폭포는 거대한 물줄기를 쏟아내며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우렁차게 굉음을 내며 떨어지는 폭포의 물줄기 가까운곳으로 들어가니

하얗게 물안개가 피어오르며 서늘한 바람이 냉기를 느끼게 한다.

 벌써 사목교를 건너고 있다..물먹은 나무는 미끄러워 조금만 한눈을 팔면 금방 미끄러진다.

 물을 머금은 흙은 땅의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나뭇잎들은 싱그러움을 더했으며 처진 내몸에 생기를 불어 넣는듯하였다.

조금 전 까지만 해도 난 몸에 힘이 없었는데 산속에 들어오니 없던 힘이 생긴다..참 희한한 일이다.

 아~ 이 짙은 푸르름..

숲의 향내를 크게 심호흡을 하며 내안으로 받아들여 본다..내안의 때를 씻겨 내듯..

그리고는 긴한숨을 토해 내어 보았다...가슴이 뻥뚫리는듯 했다..

나무잎들은 비를 맞아 서로서로 예쁜 얼굴들을 뽐내며 마치 봄의 새순들처럼 반짝반짝 빛을 내며 서 있었다.

지나가는 산객 하나없이 조용하고  완만한계곡 등로를 따라 걸었더니 어느새 능선이다.

 우린 여성봉쪽을 버리고 사패능선쪽으로 길을 잡는다.

한번 다녀갔던 길이라 눈에 익다...

 운무가 가리운 우이암을 배경으로..

운무는 바람을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며 우이암을 감췄다가는 다시 꺼내주곤 하였다.

 이 큰바위를 이겨 보겠다고? 가소롭다..히힛^^

 고된 산행길에 보상이라도 하듯 산이 풀어놓은 경치는 말할 수 없이 아름답다..

막힌 속이 확~뚫리는 느낌..헬레나는 계속해서 탄성을 지른다..

계절이 오고가듯 안개가 능선을 넘듯 그저 자연의 순리대로 살아가는 숲의 하루하루..

그 나날들이 모여 지금 이산의 깊이를 더했으리라.

 도봉산의 포대능선은 정말 경치가 멋진곳이 너무 많다..

거의 눈앞까지 일어선 바위..

산처럼 살고 싶다는 말은 그 고요와 강인함을 닮고 싶다는 뜻인지도 모르겠다.

 한사람이 겨우 지나다닐만큼의 공간의 길..뚱뚱한 사람은 못지나갈것 같다..

그럼 난 안뚱뚱한거네? ㅎㅎ

 으라차차 힘차게 밧줄을 당겨 거대한 바위위를 오른다..

 경치가 아름다운 곳은 꼭 바위와 어우러진 노송이다..

모든것이 어우러져야만 그 빛을 발하는것 같다.우리네 인생처럼 말이다.

 세월의 무게를 고스란히 받아내며 살아가는 이 노송에게도 배울것이 있다..

이리저리 굽이치는 나무의 몸둥이는 견뎌온 지난 세월의 풍상이 고스란히 새겨지는듯하다.

 점심시간을 훌쩍넘겨 1시가 되었다...오늘은 배가 많이 고팠다..

간식도 별로 안먹고 이곳까지 왔다...밥이 꿀맛이었다..호박잎쌈이 정말 맛있었다...ㅎㅎ

 비온뒤라 기온이 떨어져서 앉아있으니 한기가 들어 오늘은 쉴수가 없었다..

점심을 먹고 잠시 쉰후 다시 산행이다...사패능선을 향하여~

오늘은 포대능선의 Y계곡을 포기하고 우회로를 선택하기로했다.

 많은 세월이 흐르는동안 깎여버린 흙..

상태는 이사진을 찍어주며 5년뒤에 어떻게 변해 있을지 비교해보라고 한다..

나도 궁금하다 어찌 변할지..

 신선대와 자운봉을 배경으로..

언제 만나도 근엄한 위용을 떨치며 우리를 반기는 저 암봉들..참 고맙다..

 곳곳이 절경이다..

 아직도 사패산은 멀었는가?

 마주보이는수락산을 배경으로..우리는 우리가 다녀온 저산들을 바라보며 참 할말이 많다.

그만큼 많은 추억을 가지고 있는 우리들은 부자인것이다..

나이가 들면 추억을 먹고 산다는데...추억이 없으면 나이가 들어도 할말이 없을것이다.

 저 귀여운 표정은 뭐야? 히힛^^

 망월사가 내려다 보이는 곳에서..발아래에서 초록의 산너울이 일렁인다.

계절의 색으로 뒤덮힌 숲은 거슬러온 바윗길이 무색하리만치 푸르게 빛나고 있다.

 이제 이런 바위쯤은 성큼성큼 오를수 있다.

저 멋진  풍경화속에 우리도 그림이 되어 본다..

 ㅋㅋ...묵묵히 우리의 뒤를 따라오는 저 멋진 풍경들..

 전에 왔을때 이곳에서 토마토를 먹었는데 하며 난 주저 앉았다..

토마토 먹고 가자~ 라며..

 

 조금더 멀어진 풍경들..사람의 발걸음이 참 무섭다..한발씩 걷다보니 어느새 이만치 와 있다.

 녹색 융단을 깔아놓은듯 산은 포근하다.

 거대한 바위밑에 보금자리를 만든 말벌의 집이다..

생각만해도 끔찍하다...무서워 말벌..

 참 좋은길이다..분위기 굿이다..너무 좋은 이런날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합니다..라며

우린 걸었다..이제 이 계단을 내려가면 송추계곡이 나오겠지?

 저렇게 몸이 휘어지면서도 버티고 살아가는 생명력이 강한 소나무..

나도 저렇게 강인하게 살아가야겠다..라고 다짐해본다..

조그만 바람에도 흔들리는 나자신을 바라보며 순간 부끄러운 마음이든다.

 사패능선을지나 여기서 계곡으로 하산이다.

 능선에서 송추분소까지는 멀지 않은 거리이다..

 우거진 숲을 헤치며..

 드디어 육목교이다.

 계곡의 거친 물소리를 들으며 걷고 또 걷는다..

 이 다리가 이제 마지막 다리이다. 오늘 산행에 마침표를 찍을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상태는 올라갈때 이 사진을 찍어주고 내려올떄도 찍어주며 또 비교하라고한다..ㅋㅋ

 헬레나~ 건너야지 뭘 보고있어? ㅎㅎ

우린 5시가 다 되어서야 송추분소에 도착을헀다..

다른때보다 긴산행이었지만 지루하지 않은 그리고 많이 지치지 않은 산행이었다.

날씨도 좋고 경치도좋고 물도 좋고 사람도 좋고..

모든것이 다 만족한 산행이었다...

상태가 몸이 아프다고하여 걱정이된다.

별것 아니었으면 좋으련만...아니 별것 아닐것이라고 믿는다..

오늘도 수고해준 상태에게감사한다..

우린 또 다른 추억을 만든거야 그치?

 

2012,07,16...계절그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