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2011년9월19일 월요일
어디에:불암산 수락산 종주
누가:나,상태,희순,윤이,의경,초현,수남
날씨:흐림 가끔비
산행코스:상계역~불암산정상~덕릉고개~도솔봉~철모바위~수락산정상~기차바위~석림사~장암역
산행시간:7시간
언제나 번개산행 가는 날은 설레인다..산이 오라 부르는것도 아닌데..
집을 나서는데 빗방울이 한두방울씩 떨어진다..다시 들어가 비옷을 챙겨 나오는데 헬레나한테서 전화가 온다..
알았어 지금 가~~하고는 불이나케 약속장소로 나가 소사역으로 출발~나머지 식구들 만나서 상태 만나러 상계역으로간다
서울역에 도착했는데 상태 한테서 전화가 왔다 어디냐고..벌써 도착했다고...이런..마음이 급해지지만 뭐 할 수없다..ㅋㅋ
10시30분 상계역 1번출구에서 상태를 만나 산행 시작이다..상계역 1번출구로 나가 왼쪽으로 직진하다가 대림아파트201동과
경남아파트102동사이로 길을건너 직진하면 불암산공원 나온다.
보라색선이 오늘의 산행 궤적이다.
여기서부터가 본격직인 산행 시작이다..팍팍한 삶이 등을 떠밀어 나선길 그 길끝에 산과 만난다..
우린 제5등산로로..도시를 떠난것 만으로도 마음은 벌써 한결 여유롭다.
본격적인 산행 시작이다..비가 한두방울씩 떨어진다..빗방울이 내몸을 적시는지 감각이없다.
불암산 공원에서 정상까지는 3키로였는데 이제 반 남았다.
깔딱고개 시작이다.숨이 차오르며 다리가 묵직해진다.가뿐숨을 몰아쉬며 내앞에 놓인 고비들을 차근차근 넘어간다.
지금의 이 힘에 부치는 시간도 나중에 돌아보면 무척이나 달게 기억 될 것이다 .그렇게 한발한발 산의 품으로 들어선다.
무엇이 저리도 좋은지...자연과 상황에 순응함을 배우는 산..그렇게 인간은 산에서 한뼘 더 자라난다.
능선에 올라왔다...정상은 1키로 남았다..무엇을 볼지 무엇을 느낄지 애초에 정해두지 않은 길..
오름내림 그 자체가 더없이 소중한 풍경이고 느낌이다.
바라다 보이는 정상이다..불암산 정상은 머리가 벗겨진채 마알갛게 보였다.
묵묵히 오르다 문득 고개를 들어보면 그렇게나 높이 있던 산마루가 어느새 눈앞에 바투 다가와 있다.
숲도 계곡도 조용히 품어 주는산...그 풍경에 녹아들고 싶은 사람들이 한걸음 한걸음 그 숲을 향해 다가간다.
거북바위이다..정말 거북이같애..자연이 빚어놓은 조각품이다..
내려다 보이는 경치 멀리 도봉산의 선인봉과 북한산의 인수봉과 백운대가 건너다 보인다.
바다같은 고요가 밀려드는 산..이 풍경앞에 서니 떠나온 도시도 두고온 마음도 퍽이나 소란스러웠다..
불암산 정상부근의 바위를 오르고 있는 우리들..어떤 상황에서도 배울게 있고 얻어지는게 있는것이 산행이다.
걸음만이 여기보다 높이 올라가게 해 줄 것이고 지금 보다 멀리 보게 해 줄 것이다.
쉬지않고 열심히 나아갈수록 좋은곳에 오를수 있는 산처럼 인생에서도 훤히 내려다 볼 수 있는 산마루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잠시 머무를수 있는 봉우리가 하나 있다면 얼마나 고마울까?
열심히 가파른 능선과 실랑이를 하며 마지막 힘을 다 해본다..
이 나무계단을 만들어 놓은 사람들의 수고로 우린 이렇듯 편하게 산을 오를 수 있다..
고마운마음을 마음에 담고 혼자 미소 지어 본다..
떨어지던 빗방울도 멎고 날씨는 아주 깨끗했다.하느님 감사합니다..
정상이 보인다...정상과 만날 생각을 하니 가슴이 마구 뛴다..마치 연인을 만나러 가는 사람 처럼..
불암산에 도착했다...저 아래에서 올려다 볼 땐 한없이 멀게만 느껴졌던 정상에 어느덧 내가 서 있다.
정상석에서 더 올라간다..마지막까지..그저 끝까지 올라가고싶은 것이 인간의 마음인가보다..
욕심 많은 인간의 마음..
그리고 신나게 만세를 불러본다...이 순간만큼은 세상 부러울것이 없다.
가을을 듬뿍 담은 바람이 볼을 스치고 지나간다..아~ 시원해..
저멀리 수락산이 시야에 들어온다.아무리 오래 보아도 질리지 않는건 자연의 아름다움 뿐이다.
불암산 정상을 두고 아쉬움을 가득 안은채 이제 하산이다.
어떤것이 쥐바위야?
뒤에 불암산 정상을 바라보며 우린 평상에 앉아서 점심을 먹기로했다..
빗방울이 다시 떨어지기 시작한다..수락산을 가려면 든든히 먹어야한다며..ㅋㅋ
진수성찬이다..그 뜨겁던 더위도 시간과함께 떠나고 벌써 추위가 느껴진다.
쟈켓을 꺼내 입어도 냉기가 감돈다...
점심을 맛있게 먹고 이제 수락산으로 출발이다..하산길에 잠시 길을 잘못들어 옆길로 돌아가고 있다.
우린 덕릉고개로 가야한다...먼저 지나간 사람들의 발자취를 따라 간다..잘 모르는 길을 갈때엔 발자국이 많은길로 가면
맞는거라고 하면서 상태가 앞질러 간다..
길이 아주 묘하게 되어있다..저 이정표가 아니었으면 다른길로 갈뻔했다.
다시 우회전..뒤에 쳐진 식구들을 기다렸다가 데리고 간다...다른길로 갈까봐..ㅎㅎ
드디어 덕릉고개이다..잠시 서서 수락산 도솔봉을 바라본다...비는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지만
내리는 비도 우리의 길을 가로막지는 못하였다..어서 가자~ 수락산으로~~~
우린 덕릉고개를 지나 오른쪽으로 빙~돌아 불암산이 마주 보이는곳 까지 왔다.
완만한 능선을 따라 걷고 또 걸어 도솔봉까지 온것이다.혼자 왔으면 못오를길을 여럿이 함께 하니 올 수 있는 것이다..
함께 하면 힘이 반으로 줄어든다..
여백을 초록으로 물들이는 숲..산이 깊어질수록 수락산의 풍광도 짙어진다.
상태는 우리를 우회로가 아닌 바윗길로만 데리고 다녔다.이쁜짓을 하라고 ?
수락산은 세번째이지만 이쪽으론 처음이다.
뒤로 도솔봉과 불암산 정상이 보인다.언제나 변함없이 서 있는 산이지만 올때 마다 느낌이 다르다..
이쪽으로오니 연이어 바위다..하강바위이다.말이없는 숲과 바위 하지만
제 아무리 숨을 죽이고 있어도 풍경은 그 자체로 커다란 울림이 되어 사람의 마음속에 묵직이 퍼진다.
바위가 크니 골도 깊다..위험천만인 곳이다.
커다란 바위위에 작은 코끼리가 한마리 올라앉아 있는듯 하다..코끼리바위..정말 신기해.
마주보이는 배낭바위와 철모바위..
바위에 기를 받으러 올라갔다..ㅋㅋ 정말 기분 좋다.지나온 암봉에 눈인사를 건넨다.
저 험한 암봉을 용케도 넘었구나..천천히 다가가 조용히 응시 하는것만으로 산은 사람에게 줄 수 있는 모든것을 내어준다.
이제 철모바위쪽으로 가는데 길이 정말 험하다..비가 온뒤라 미끄러워 정말 위험했다.
그래도 수산나는 그저 재미있기만 한가보다.
배낭바위이다.
위험한 코스를 지나고..이렇게 평평한길을 만날때면 마음마저 편안해진다.
철모바위에 왔다.산이 아름다울수 있는건 지난 시간을 품고도 끊임없이 새롭기 때문이다.
이젠 정상으로 간다...정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만 같아 걸음이 빨라진다.
멋진 경치를 감상하며..모든 하루가 어제와 다르고 모든 계절이 눈부시다.
정상이다...정상이 주는 기쁨은 말로 표현이 안될정도이다..만족감 과 뿌듯함과 성취감..
또 뭐가 있을까?
내가 수락산에 올떄마다 사진을 찍는 소나무 포토존이다..ㅋㅋ
두개의 산 정상에 선 뒤 이제 하산이다..갑자기 마음이 바쁘다..시간이 3시가 넘었다..
부지런히 하산을 해야한다..
기차바위이다..내려가는것이 올라오는것보다 더 위험한데 ..살짝 겁이 났지만 용기를 내어 내려가본다.
모두들 겁없이 잘 내려갔다..
다음은 헬레나와 내차례이다.
기차바위 를 내려서서 또 다시 밧줄을 타고 내려온다.
여기서 도정봉 쪽으로...우린 능선을 타고 가야하는데..
장암역으로..
내려오는길에 까마귀떼가 너무 많아서 무서웠다...
여기서 석림사쪽으로 하산이다...사실은 능선을 타야 하는데 길을 잘 몰라서 그냥 아는길로 가기로했다.
가파르게 산길을 내려오고 계곡을 만난다..너른계곡의 품에 안길때 사람은 어느새 풍경이 된다.
피로를 풀겸 발을 물에 담가본다...계곡물이 피부에 닿자마자 온몸에 전율이 느껴진다. 아~ 시원해~~~가 저절로 나온다..
약 5분정도 물에 발을 담그고 일어났다..훨씬 시원하고 피로가 좀 가신듯하다.
조금 내려오니 금새 석림사에 도착했다.석림사다..이젠 다 내려왔다...안도의 한숨이 길게 나왔다.
5시30분이다....꼭 7시간 산행을 했다...이제 장암역으로~
오늘도 즐거운 산행을 했다..꿈에 그리던 불,수 연계산행을 했다는 뿌듯함에 힘든줄도 몰랐다..
다 내려오고 나서야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왔다..
삶은 순간순간이 마무리이며 시작이어야한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지나간 모든 순간과 기꺼히 작별하고 아직 오지 않은 순간은 미지 그대로 열어둔채
지금 이순간을 받아들이는 일이다....라고 법정스님이 말씀하셨다고 한다..
오늘도 아름다운 마무리를 했다고 생각한다...다음 산행을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