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럼증으로 일주일을 고생하고
여행을 하면 재발할지도 모른다는 의사의말에도
아랑곳하지않고 5개월전부터 벼르던
우리셋의 안면도 나들이를 아주 어렵사리 떠나게 되었다..
들뜬마음이었는지 아님 약기운이었는지
난 전날밤부터 잠을 설치고 언니~ 나 조금 늦을것 같애 미안해~
라는 실이의 전화 목소리에 드디어 안면도를 가는구나
라는 실감이났다
우리집에서 10시에 출발해서 먼저와서 기다리고 있던
숙이를 성가병원 앞에서 태우고 드디어 길을 떠났다
전날까지 마구 쏟아지던 비도
우리가 가는길을 축복이라도 하듯 그쳤고
날씨가 아주 화창하였다..
비온뒤의 화창함은 그 힘을 더해주는듯 하였다..
서서울 톨게이트를 지나서 길이 조금 막히기는 했지만
아주 순조롭게 안면도를 향해 갈 수가 있었다..
그래도 많이 다녀보던길이라 길은 눈에 익었다..
이제 드디어 안면도에 접어들었는데
실이가 여기서 점심먹고가자 경치가 참좋은곳이다 하였다
경사가 가파른언덕에 모텔식으로 한정식집이 있었는데
주위에 팬션처럼 모텔이 몇채 있었다..
조금은 고풍스런 분위기의 모텔이었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멀리 바다도 보이고
나무들이랑 경치가 참 좋았다
실이는 무척이나 좋아하며 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식당안은 조용하였는데 우리가 들어가니 사람들이
몰려 들었다 우리가 손님을 몰고 다니는듯 하였다
우리는 굴밥과 영양밥을 시켰는데 한 20분쯤 걸리는듯 했다
밥이 나오는동안 실이는 열심히 우리들사진을 찍었다
나보다 더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것 같다.ㅎㅎ
이젠 사진 찍는 실력도 무지 좋아졌다..
드디어 밥이 나왔다
실이가 제일 좋아하는 우거지볶음도 있었다
숙이도 좋아해서 몇접시를 더 주문해 먹었다
양념장이 맛있어서 밥도 맛있었는데
된장은 짰다 그래도 실이는 맛있다고 먹었고
숙이도 잘 먹더니 나중에 계속 물을 찾았다..
식사를 마치고 2층에 카페에서 차를 마셔야 하는건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커피를 들고 밖으로나와
시원한 바람을 쐬며 아래로 쫘악 펼쳐진 경치를 보며
커피를 마시고 다시 길을 떠났다
한참을 차를 달리니 해수욕장들이 계속 나왔다
옛날에 몇번 와 봤던 해수욕장들이다
길은 많이 달라져 있었고 주변도 많이 변해 있었다..
팬션들이 많이 들어와 있어서 시골 느낌이 덜났다
한참을 가니 안면도 자연휴양림이 나왔다
이곳은 한번도 못 와본곳인데 소나무들이 입구부터
즐비하게 보였다.
입구에서 매표를 하려고 하는데 실이 동네 언니를 만났다
아~ 여기가 실이 고향이구나..하는 실감이났다
운좋게 공짜로 들어갔다,,ㅋㅋ
우리는 수목원으로 가기로 하였다..
수목원은 길 건너편에 있었는데 아름답게 조성이 되어있었다
쭉쭉뻗은 황색소나무를 뒤로하고
한참을 걸어들어가니 여러가지 나무들이 많았다
조성한지 얼마되지않아 숲이 우거지진 않았지만
정갈한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그곳은 이미 가을이었다..
우리는 가을속으로 걸어들어갔다
좋은사람들과의 만남은 장소가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이지만
그곳에서는 내옆에 사랑하는사람들이 있다는것이 너무너무 좋았다
가을을 하염없이 만끽하며 우리실이의 재롱을보며
살갗에 스치는 시원한 바람조차도 너무 감사해서
울컥 가슴에서 뜨거운것이 올라오기조차했다
나의 이런 마음을 동생들은 알았을까?
난 그순간이 멈춰 지기를 바랬다..ㅋㅋ
가을을 가슴에 담으면서 또 카메라에 담으면서
산기슭을 오르는데 하얀 꽃이 지천으로 피어있었다
실이는 그꽃을 너무 좋아하였다
난 실이를 그곳으로 데리고가서 사진을 찍어주었다
무슨꽃일까? 아무리 생각을 하여도 무슨꽃인지 몰랐다
그런데 구절초 꽃이란다 집에 와서 나중에 알았다..
숙아 실아 구절초꽃이란다...
수목원을 한바퀴 돌아서 이제 실이네 친정집에 들러
대하를 먹으러 가야한다 하고 서둘러 길을 재촉했다
실이 부모님은 많이 연로 하셨다..
실이는 엄마를보고오면 늘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난 실이의 그마음을 안다
내가 그러니까...나도 엄마를보고오면 꼭 눈물이난다
왜 그런지 엄마가 그렇게 불쌍하게 느껴진다
잘 해드리지 못하니까 더욱 그런것 같다..
실이의 친정집은 진짜 고향집 같았다
시골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
더 머물렀다 와야 하는것인데 많이 죄송했다..
다음에 가게되면 막걸리 한박스를 사다 드려야겠다 ㅋㅋ
또 갈수 있으려나?
차 트렁크에 바리바리 싣고 우리는 길을 떠났다
꽂지해수욕장이 그날따라 마음에 안들었지만
그래도 바다를 봤으니 됐다
사진도 찍었는걸...
대하를 먹으러 우린 백사장항으로 향했다..
백사장항은 대하축제를 하고 있었으므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밖에서 먹을까 생각하다가
너무 시끄러워 횟집으로 들어가기로 하였다
2층에 자리잡은 우리는 창가로 가서
바다가 내려다보이는곳에 앉아서 대하를 주문하였다.
잠시후 살이 통통하게 오른 자연산대하가 나왔다
난 이렇게 큰 대하는 처음보았다
실이덕분에 그야말로 호사를 했다..
뱃속이 놀랬을거야..ㅎㅎ
실아~ 형부도 그러시더라 당신뱃속이 놀랬겠다 라구...
2키로를 주문해서 하나도 남김없이 다 먹어치웠다..
말수 적은 숙이도 너무 잘먹었다 라고 하였다..
배불리 대하를먹고 낙조를 보기위해 바닷가로 갔다
넘어가는 태양은 우리를 기다려주지않았다
바다로 떨어지는 태양은 1분만에 순식간에 바다속으로 사라졌다
불타는듯이 뻘건 태양은 내일을 기약하고 사라져갔다
실이와 난 너무 아쉬운마음을 태양의 잔재를 붙잡고
카메라에 담느라 여념이 없었다..
귀찮다고 차에 남겨두고온 숙이를 걱정하면서.....
이제 어서 집으로가자
기다리고 있을 지민이가 많이 걱정되었다..
황홀할만큼 좋았던 안면도여행을 뒤로하고
우린 집으로 출발했다
다음의 여행을 기약하고...
오는길에 실이는 걱정스럽게 지민이와 통화를했다
지민이가 많 아프다고해서 걱정이되었다
너무 미안한 마음에 말도 나오질 않았다
길이 막히지않아 어서 집에 도착하기만을 마음속으로 빌 뿐이었다
지민아~ 많이 아팠지?
미안해~
다음엔 지민이도 같이가자~
그제통화를했다 지민이랑..
이제 안 아프다고 괜찮다고 말하는 지민이가 대견스러웠다..
착한 우리지민이...
실아~ 숙아~ 너무너무 좋았던 여행
또 추억의 한페이지를 장식했지?
다음엔 어디로 갈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