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4월8일 토요일... 실이가 한달전부터 언니~ 나 시험끝나면 쌍계사에 벚꽃보러가자 언니 나 거기 또 가고싶어..그래서 두번 생각할것도없이 그래가자 라고 대답해 놓고는 손꼽아 기다린날이 다가왔다. 동생들과의 여행 얼마만인가! 다음날 아침을 위해서 일찍 자야겠다는 나의 생각은 큰아들과 조카 덕분에 여지없이 무너졌다 2시가 되어서야 잠자리에 든 나는 얼른 잠이 들지를 않아 뒤척이다 4시 알람이 울려 그냥 일어났다 과일 씻어서담고 피크닉바구니에 지민이 먹거리랑 이것저것 주섬주섬 담아놓고 세수하고 머리를 말리다 시계를 보니 5시3분이었다 ..실아~ 어서 일어나라 하고 깨워놓고는 꽃단장을하고 앉아서 미숙이 한테 전화오기만을 기다리다가 내가 먼저했다 어디쯤이야? 고강동쯤에요 금방도착해요 라는말에 바구니들고 길을 나섰다 10분쭘 기다린후에 미숙이가 왔다 이제부터 출발이다 ... 김밥사고 실이랑 지민이를 태웠는데 우리가 늦는바람에 애들이 추워서 파랗게 되어있었다 아이고 미안해라.. 이제 효숙이를 데리러 가야하는데 아까부터 어디냐고 난리였다 오늘따라 신호는 왜 그렇게 걸리는지 정말 처음보았다 천신만고끝에 효숙이도 태우고 영동고속도로를 달렸다.. 그냥 차를타고 달리는것만도 기분 좋은일인데 이렇게 좋은사람들과 함께 한다는것이 정말 기분좋았다 지민이는 잠이 덜깼는지 칭얼 거렸지만 금방 괜찮아졌다 한참 안본사이에 말하는것이 어른이 다 되어 버린것 같았다 화성휴게소에서 김밥이랑 커피로 배를 채우고 서둘러 가자 하고 길을 재촉했다.. 이번에는 미숙이 네비게이션으로 찍고가니 훨씬 신경이 덜 쓰였다 영동 서해안 평택안성간 그 다음경부 또 천안논산간 호남 고속도로를 거쳐 전주에서 빠져서 26번도로로가다가 남원에서 17번국도로 또 구례에서 19번 국도로 화개까지 갔다 가는도중에 보니 꽃들이 많이 피어있었고 나무의 잎새들도 파릇파릇 돋아나고 있었다 이길은 그래도 자주가는일이다보니 눈에익어서 이젠 우리동네 같기도했다..ㅋㅋ 구례쯤 가니 벌써 산새가 틀려졌다 미숙이는 벌써부터 와~ 정말 좋다를 연발하기 시작했다 황사가 때문에 깨끗하게 보이질 않아서 좀 아쉽기는했지만 그런건 이미 우리에겐 아무런 장애물도 되지 못했다. 산수유 마을인 산동엔 여기저기 산수유 천지였지만 산수유꽃은 이미 그 수명을 다 해가고 있었다 화개에 거의다 도착하니 차가 밀리기 시작했다.. 3키로를 가는데 거의 한시간이 걸렸다 주변에 섬진강과 성질급한벚꽃들이 만개하여 떨어지면서 만들어내는 장관을 구경하면서 쏟아지는 꽃비에 감동 받아가면서 지루한줄도 모르고 시간을 보냈다 이윽고 화개 쌍계사 입구에 도착했고 좌회전을 하니 구경하기 좋을만큼 길이 막혔다 너무 빨리 달려도 구경을 제대로 못하니 다행인지도 모른다..ㅋㅋ 차안에서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며 떨어지는 꽃잎에 탄성을 질러대며 우리는 쌍계사쪽으로 올라갔다 건너편 산에 보이는 야생녹차들도 작년그대로였으며 계곡에 흐르는물도 여전히 맑았다
화개쪽의 벚꽃들은 많이 지고 있었지만 쌍계사로 올라갈수록 꽃들이 한창이어서 너무 예뻤다.. 작년에 본것과는 또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우리는 쌍계사까지 올라가지않고 거의 다 갈 무렵 차를 세우고 내려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미숙이는 사진찍는게 무척이나 재미있는듯 싶었다.. 열심히 사진을 찍으며 행복해했다. 지민이도 거들었다..사진찍는게 은근히 좋은가보다..
이 나무도 좋고 저나무도 어디서 찍어야할지 정신이없었다.. 제일 큰 고목나무를 골라서 사진을 찍기로하고 난 동생들을 차례로 안고 사진을 찍었다 아~ 행복해라..ㅎㅎ
열심히 사진을 찍고는 차가 더 많이 몰려오기전에 내려가자 하고는 부지런히 출발을 했다 내려오면서도 저기서 사진찍으면 좋겠다 하면서 우린 웃었다 차를 세울자리가 마땅치않아 할수없이 그냥 왔다
12시가 넘으니 모두들 배가 고프다고했다 이번엔 장터로 들어가지말고 다른곳에서 먹자하고는 다음목적지인 화엄사쪽으로 차를 돌렸다 이제 가면서 맛있을것같은 음식점을 찾아보자 하고는 한참을 달리는데 남도음식 수상의집 이라는 간판이 눈에 띄었다 우리 저기가자 맛있을것 같애 라고 하는 사이 지나쳐버려 차를 다시 돌려서 돌아왔다 얼마나 맛있을까 기대에차서 우린 안으로 들어갔다 마당은 참 예뻤다 자목련도 피어있고 동배꽃도 피어있었다 애들은 밥먹으러 들어갈생각은 안하고 사진만 찍느라고 법석이었다 나도 거들었지만..ㅋㅋ
우리 밥먹고 찍자 하고는 산채 정식을 주문했다 반찬이 22가지가 나왔다 조기 매운탕과 된장찌개도 나왔는데 맛있었다 김치는 아주 깊은맛이 나는것이 맛이좋았다 나물도 맛있었고.. 지민이가 먹을만한 반찬이없어 조금 승강이를 했지만 주인장이 불고기도 갖다주고 계란후라이도 해주어 지민이도 맛있게 먹었다..마음씨가 참좋은 주인이었다 실이는 밥을 한공기 더 추가해서 먹었다.. 모두들 맛있게 먹었다 밥을 다먹고는 차안에서 후식으로 가져가 과일을 먹었다.. 배부르다고하면서도 여전히 먹었다..그러니 살이찌지..에구...^^
이제 화엄사로 가자~~~~~~~ 화엄사로 가는길은 벚꽃이 지천으로 피어있었다 이곳이 기온이 조금더 낮은지 이쪽은 벚꽃이 한창이었다.. 화엄사로 들어가는입구에선 입장료를 받았는데 일인 3800원이었다. 참 비싸다 하고 들어갔는데 경치가 끝내주었다 날씨도 따뜻하고 다 좋았는데 바람이 좀 불었고 황사가 좀 있었다 그것만 아니라면 끝내주는 날씨였다.. 입구에서부터 사진을 찍으면 올라갔다 대나무 숲과 계곡이 아름다워서 사진을 찍었는데 직접보는것보다 사진으로 보니 좀 아쉬운점이 많았다..
앙상한 나무가지들사이에 하얗게 피어있는 벚꽃이 어우러져 이상한 조화를 이루며 아름답게 보였다.. 화엄사 안으로 들어가보자...
안으로 들어가니 풍경은 더 아름다웠다 실이는 언니~ 들어오길 참 잘했다 3800원이 하나도 아깝지가 않네 하였다 그 생각엔 나도 동감이었다 생각보다 참 좋았다 미숙이는 불교신자이니 더 좋았을것것이다 아까부터 시무룩한 효숙이가 계속 마음에 걸렸다.. 기운도 없어 보이고 신나 하지도 않고 뭔일이있나? 걱정이되었다.. 여기저기 둘러보고 마구마구 사진을 찍었다 ㅎㅎ
단체사진을 찍으려고 어떤아저씨한테 찍어달랬더니 엉망으로 찍어놔서 지민이한테 가르쳐주고 지민이보고 찍으라고했더니 훨씬 더 잘 찍었다..요렇게...
난 배경이 좋은곳만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는데 생각보다는 사진이 잘 안나온것 같아서 속상했다. 지민이는 사진을 찍으라고 했더니 저도 같이 찍겠다고 먼저 가서 서던것이 지금 생각하니 너무 재미있고 우습다.. 한번은 다른사람은 다 찍어주고 저는 안찍어주었더니 이모 나두 찍어줘요 하면서 가서 서더니 손가락으로 브이를 그리는 것이었다 바로 이장면...
미숙이는 여기저기 다니며 절하고 기도를 했다고했다.. 기도발이 잘 받기를 바란다.. 다음은 지리산 노고단으로해서 집으로가자 하고는 길을 나섰는데 어머나 이 쪽길은 벚꽃이 더 하얗고 너무 예뻤다 우린 차안에서 약속이라도 한듯이 탄성을 질러댔다 사진을 찍어야하는데 놓쳐버렸다고 미숙이는 차를 다시돌렸다.. 미숙이 극성에 드디어 이렇게 사진을 찍을수가 있었다.
한참을 꽃구경에 넋이 나가있다가 지리산을 넘기 시작했는데 산위엔 아직도 얼음이 남아있었다 산은 봄이오는것을 거부하는듯했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미숙이는 아주 얌전하게 운전을 잘했다.. 노고단 휴게소에서 잠시쉬었다가 우린 정령치를 넘어 남원쪽으로 길을 잡았다 이쪽길은 유난히 더 험했지만 경치는 끝내주게 좋았다 한폭의 동양화를 그대로 연출했다 실이와 미숙이는 지리산에 왔다는게 실감이 나지 않는듯 보였다 여기가 지리산이란 말이야? 효숙이는 여전히 말이없었다.. 올라올때보다 더 구불구불한길을 한참을 내려오니 17번 국도가 나왔다.. 미숙이가 운전하느라 힘들었을것이다.. 길은 뻥뚫려있어 우리는 쉬임없이 달렸다.. 지민이는 올라오는 내내 자고있었고 실이도 효숙이도 자고 있었다 서해안 고속도로에 진입을 하니 모두들 시장기가 도는듯했다 화성휴게소에 거의 다다랐을무렵 길은 서서히 막히기 시작했다 우린 화성휴게소에서 저녁을 먹기로했다 우리가 먹고싶은 메뉴는 벌써 끝이났다고해서 미숙이와 난 우동을 실이와 효숙이와 지민이는 떡라면을 먹었다 효숙이는 월출산을 간다고 일행을 기다리기위해 하행화성휴게소에 있겠다고했다
밥을먹고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가 효숙이를 남겨두고 우린 차에 올랐다 자식을 떼어놓고오는 부모의 마음이그럴까? 효숙이를 남겨두고오는마음이 편치를 않았다.. 저녁을먹고나니 길은 뻥뚫려있었고 지민이도 잠이깨어 조잘조잘 이야기를했다 지민이 오늘 재미있었니? 했더니 막힘없이 네 하는것이었다 내심 안심이되었다.. 황사는 점점 심해져서 목이 매케하고 앞이 잘 안보일정도로 뿌옇게 변해갔다 서서히 빗방울도 던지기 시작했다... 실이를 집앞에 내려주고 미숙이는 내 걱정을하며 나를 내려주고 집으로갔다. 오늘 정말 수고했다 미숙아..그리고 고맙다.. 집에 오자마자 사진편집을해서 기다리고있던 실이에게 넘겨주고 미숙이에게 넘겨주고 메신저에서 이야기를 하다보니 12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행복한하루가 저물어가고있었다 많이 피곤했지만 행복했던하루.. 너희들이 있어서 정말 감사하고 행복하다.. 동생들아~ 사랑한다... 아~ 이 사진에 마법이 걸렸는지 자꾸만보고 또 보고싶어진다 보고또보고...그리고 또 보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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