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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

북한산 향로봉~족두리봉까지

언제:2013년 2월4일 월요일

누가:나,상태,수남,초현

어디에:북한산

산행코스:푸르지오521동앞~이름모를능선~대머리봉~향로봉~족두리봉~불광역

산행시간:5시간반

 

그래도 꽤 한참만의 번개산행이다.

헬레나는 눈 치우느라고 함께 못하고 대신 수남이가 정말 오랜만에 함께했다.

한참 못본 동안에 많이 예뻐져서 나타났다..

공항역에서 셋이 만나서 연신내역으로 상태를 만나러갔다..상태를 기다리며 담소중...

 10시30분 연신내역에서 상태를 만나 3번출구로 나가서 7211번 버스로 푸르지오아파트 521동 앞에서 내렸다.

 버스에서 내리니 눈이 발목까지 빠졌다...아니 그이상으로 빠진다..정말 많은 눈이 내렸다..아파트

상가앞 나무 가지에 눈이 너무나 예쁘게 내려서 한컷

 밤새 내린눈은 나무가지가 휘도록 많이 내렸다.

눈을 이고 선 나무들이 애처롭기하다.

 너무 아름다운풍경에 우린 감탄사만 연발헀다.

눈은 여지없이 홍살문에도 내렸다.

 햇살이 퍼지면 금방 녹아 내릴 것이다.하릴없이....

우리네 삶의 욕심도 저렇듯 지나가버리는 것인데 햇살에 눈이 녹듯이 말이다..

 터널 안에서 바라본 북한산의 모습..터널안에서보니 참 색다르게 보였다.

웅장한 산새를 펼치고 있는 북한산...하얗게 화장을 하고 우리를 맞는다.

 우리가 올라야 할 봉우리..이름 없는 능선..

우리가 이름을 붙여 줄까? ㅎ

 이 길을 따라 걷다가 삼화사 이정표앞에서 개울을 건너 왼쪽 능선으로 올라간다.

유난히 폭설이 잦은 올겨울이다...그렇게나 많이 내리고도 아직 덜 왔나보다.

 능선 오르기 바로전에 너무 예뻐서..ㅋ

 바로 이능선이다. 거의 무릎까지 차오르는 눈이 자꾸만 바지가랭이를 붙잡는다.

눈 쌓인 산에서의 발걸음은 그렇지 않은 산에서의  열걸음이나 진배없다.

 아무도 지나간 이 없는 깨끗한 눈길을 우리는 길을 내며 걷다가 장난기가 발동하여 나무를 흔들어 눈을 쏟아 내곤하였다.

머리에 눈을 뒤집어 쓴 나와 수산나가 머리에 눈을 털고 있다..ㅎ

 마치 어린아이가 된듯이 이렇게 장난을 치며 놀았다...

다정한 이들이 피우는 웃음꽃으로 시린 겨울산에 잠시 온기가 감돈다.

 종아리까지 빠지는 눈길을 걷고 있는 나...너무 힘들다..

가릴곳 하나없이 내리는 겨울을 고스란히 맞고 선 숲.....

 나무에 닿은 계절의 입김은 앙상한 가지마다 눈꽃을 피웠다.

 산 아래가 내려다 보일 만큼의 높이까지 올라왔다..누구의 걸음도 허락지 않은 심설이 쌓여 있는 길을 헤치며 여기까지 올라왔다.

풍경은 아름답지만 산객에겐 혹독하다.

 눈 쌓인 산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계속 감탄만 하고 있다.

 눈 쌓인 길을 앉지도 못하고 잠시 서서 쉬고 있다.

 눈을 뒤집어 쓴 산이 아름답기만 하다

 이제 처음 산객을 만나 사진 부탁을해서 하나 건졌다.

 이렇게 눈이 많이 쌓인 나무가지에선 어린아이마냥 이렇게 장난을 친다.

 나무가지에 눈이 떨어질세라 앉아서 걷고 있다.

 어느 누구도 허락하지 않은 눈위에 벌렁 누워 있는 이기분,,정말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

아까부터 따라오는 산객이 우리 말고도 미친 사람들이 또 있네..한다...산에 미친사람들...바로 우리를 두고 한말이다.

이런날 산에 오는 사람들이 제정신이겠느냐는 말이다....그정도로 눈이 많이 내렸다.

온몸이 눈에 뒤범벅이 되어도 좋다..

그냥 눈위에서 마냥 구르고 싶은걸 간신히 참아 본다...ㅋ 보는눈들이 있어서...

 러셀을 하면서 가니 힘이 두배로 들지만 모두들 밝은 표정들이다.

고된 시선이 풍경에 닿는다.시련을 주는것도 위안을 주는것도 결국엔 늘 산이다.

목적지를 알길없는 삶에 비하면 가야할 봉우리를 정할 수 있는 산은 언제나 줄거운것이 아니겠는가..

 잿빛 도시들도 오늘만큼은 아름답다..땅위에 모든것을 남김없이 지워버린 눈..

이 하얀 눈처럼 사람들도 모두 이렇게 깨끗하게 살면 얼마나 좋을까? 수산나와 난 이 이야기를 하며 마주보며 미소를 주고 받는다.

 솔잎위에 쌓인눈은 마치 목련꽃 같다고 수산나는 감탄을 한다.

그래서 눈꽃이지...난 속으로 말을 받는다..

이렇게 산객의 대화는 눈길위에 살포시 내려 앉는다.

 러셀을 하며 걷는 것이 너무 기분이 좋다는 수남이 힘들었을텐데..

아무도 지나가지 않은 길을  길을 내며 가는것은 나도 처음 있는 일이다.

 상태가 이번 산행에는 이정목 사진을 이것 하나밖에 안찍어놓았다...우리는 향로봉쪽으로..

상태는 웬일인지 오늘은 계속 넘어지고 미끄러지며 힘들게 올라오고있다.

상태야~ 어서 아이젠 바꿔라...

 드디어 대머리봉에 도착했다...내려다 보이는 경치가 모두 하얗다...온통 설국이다..

눈을 머금은 칼바람이 볼을 스치고 지나간다...나 여기 있다고...

 온세상을 다 가진듯 누워버린 수산나를 내가 촬영하고 있다.

 이 멋진 풍광을 어찌 그냥두고 가리오..

 잠시의 휴식뒤 다시 향로봉으로 출발~

일행의 거친 숨소리와 발소리가 얼어붙은 설산의 적막을 깨트린다.

 이 아름다운 풍경

 이 쯤 올라오니 설화는 상고대로 변해 있었다..그런데 설화보다 상고대가 훨씬 더 이쁘다.

 먹구름에 가려져 있던 햇살이 구름뒤로 삐죽이 고개를 내밀며 온 산을 비춘다.

그 묵묵함이 대견스러워 태양이 솟자마자 그 능선부터 보듬어 비춘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의지하다보니 어느덧 우리는 향로봉에 도착을했다....향로봉에서 비봉 쪽을 바라보며..

발아래 넘실대는 산의 바다...끝도 없이 일어서서 저 위용을 겨루는 산들은 하나하나가 살아서 꿈틀대는듯 역동적이다.

 이 멋진 상고대와 설화...우리들은 멋지게 폼을 잡느라 고생을 좀 헀다..ㅎ

 와~ 우 아름다운 꽃송이 고도가 높을수록 바람도 거세진다 세찬바람이 쓸고간 자리마다 눈꽃이 소용돌이를 일으킨다.

얼어붙은 눈발이 시린 허공을 비행한다.

 향로봉에서 내려오면서 찍은..

 하산길에 눈꽃 터널에서..

나무들이 흰눈을 덮어쓰고 만들어놓은 터널을 지난다.

 햇살이 잘드는 양지쪽에서 잠시 쉬면서..간식 타임

따사로운 햇살이 등에 쏟아져 내리며 온몸을 휘감으니 갑자기 온몸이 따스해진다.

 계속 하산중..길을 잘못들어 다시 올라와야 하는줄도 모르고 계속 내려가고 있다.

 어느 만큼에서인지 상태는 우리를 불러세웠다...다시 올라가야한다고 ..그래서 또 빡세게 올라갔다..

여기 산불 감시초소가 있는곳까지...족두리봉으로 가기 위해서...에고 힘들어라..

 여기는 향로봉 바로 밑이다..위험구간이라 출입이 통제되어 있어서 밑으로 우회해서 다닌다.

 드디어 족두리봉에 거의 다 왔다..

 천근만근 무거운 걸음이지만 속도를 붙여 본다..내리막인가 싶더니 다시오르막을 한참 더 올라 족두리봉에 도착했다.

이번이 두번째이다..커다란 돌덩어리로 이루어진 족두리봉

그 모습이 족두리를 닮았다해서 붙여진 이름인가보다..멀리서 보면 영낙없이 족두리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의 조망은 참으로 시원하다..이곳 족두리봉에 처음 오른 수산나와 수남이의 감회는 더 새로웠을것이다.

 족두리봉에서 잠시 쉬면서 간식도 먹고 이제 본격적인 하산이다.

 날씨가 포근하고 양지쪽이다보니 눈이 녹아 질퍽거리는 등로를따라 조심스럽게 하산을했다..

마지막구간이라며 상태가 나를 찍어 놓았다...구름정원구간 이라고 이정목에 적혀 있었다.

 

 

내려서니 4시20분...10시50분 산행을 시작했는데 5시간반 만에 하산을 했다..

오늘도 참 많이 걸었다...그것도 눈 쌓인길을...

눈쌓인 등로에 우리의 웃음과 애환을 내려 놓고 왔다..

모처럼 수남이와 함께 한산행..말할것도없이 좋았다..눈 온 다음날의 산행은 복 받은산행이다.

학연 지연보다 어쩌면 더 끈끈하게 서로를 이어주는 연은 산에서 맺은 인연이 아닐까?

같은 고비를 넘긴 순간들이 모여 그 인연의 시간을 더 단단히 만들어주는 것이 아닐까?

 그 인연이 가슴에 사무치도록 느껴지는 날..

오늘도 변함없이 상태가 수고많았다...사진찍느라 길안내하느라 여러가지로 고생이 많았다..

다음 번개산행을 기약하며 아쉬운 발길을 돌려 집으로 돌아왔다.

아우들아 모두 고마웠어,,설 잘 보내고 만나자~

 

2013,2,5.....화.....계절그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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