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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

북한산 진관사~삼천사까지

 언제:2012년 7월9일 월요일

누가:나,상태,희순,옆지기

어디에:북한산 진관사~삼천사까지

산행코스:진관사~비봉~삼천사

산행시간:5시간

 

오랜만에 옆지기와 시간이 맞아 함께 산행에 나섰다.

10시반 연신내역에서 상태와 만나 3번출구로 나와 오른쪽 모퉁이를 돌아

7211번 버스를 타고 진관사 정거장에서 내렸다..

버스에서 내리자 아스팔트의 열기가 후끈 느껴졌다.

우린 진관사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적송이 줄지어 서 있는 진관사 입구

언제나처럼 주인 잃은 매표소가 산객을 맞는다.

일주문을 지나 진관사 고즈넉한 품으로 숨어든다.

 여름의 절정...그것은 진관사도 다를리 없다.

 숲에 들어서자마자 시원한 물줄기가 귓전을 울린다.

오랫동안 목말라 있던 바위에도 거울처럼 맑은물이 그득그득 넘쳐난다..

 맑은 물을 보는 순간 마음은 어느새 그 물에 깨끗히 씻기운것처럼 맑아옴을 느낀다.

 맑은물을 옆에두고 걷는 발걸음이 한없이 가볍다..

하지만 흐르는 땀방울은 어찌할 수 가 없다.

 수천년을 지나오며 물살에 깎이운 바위는 마치 대패로  밀어 놓은듯 매끌매끌하다.

 세월은 흔적을 남기며 사라져갔다..

떨어지는 땀방울을 손으로 훔치며 한걸음 한걸음 조심 조심 내딛는다.

 폭포는 이내 소를 이루며...

 

 몇번을 다녀도 산행길은 어렵고 힘들다.

쉽사리 내어주지 않는 산정이다.

 자연이 이루어놓은 절경..

 어느새 온몸은 땀으로 뒤범벅이 되었고 우린 잠시 목을 축이기로 하였다.

졸졸 흐르는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간식을 먹는 산객에게 한줄기 바람이 스쳐지나가며

흐른 땀을 식혀준다.

잠시 쉬는 동안에 살가운 대화와 소박한 웃음이 묻어난다..

 계곡을 지나 어느덧 산길로 들어섰다...숲의 향기는 산객에겐 청량제와같다.

숲은 너무 고요하거나 적막하지않고 인적과 고요가 적당히 섞여있다.

 간간히 멈춰선 시선에는 어김없이 절경이 와 닿는다...

웨딩바위라고 하는 커다란 바위가 눈앞에 내려 앉는다.

 산행이란...자연이 펼쳐놓은 삶...

그 치열함속을 온몸으로 걷는 일이다..

고된길이 장엄한 비경앞에 우리를 데려다 놓았다.

 아슬아슬한 오르내림이 산객의 걸음을 채근한다.

 얼마전부터 나를 괴롭히는 위염때문에 체력이 바닥이난듯..

오늘은 너무 힘들다..허리가 구부러져서 펴지질 않는다..한없는 걱정이 내려앉는다.

 헬레나가 걱정스런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있다.

 살아있음에 쉼없이 변하는 이세상에서 변함없는 마음으로 같이 걸어주는 한사람..

인생에 난관도 산길의 비탈도 부부라는 이름으로 즐거이 넘을 수 있다.

모처럼만의 산행이 많이 즐거운가보다...

 오늘은 정상에 다 다르기전에 점심상을 폈다.

워낙 늦게 출발한 산행이라 시간이 점심시간을 훌쩍 넘기고 있었기 때문에..

 점심을 먹고 한시간을 누워 산림욕을 하고 일어서서 다시 걷는다.

비봉은 바로 코앞이었다.

 

 비봉의 코뿔소바위에서..

 뜨겁게 내리쬐는 햇살아래 달궈진 바위에서 뿜어내는 열기는 대단한 것이었다..

그 열기를 무릎쓰고 비봉을 오르고 있는 옆지기다.

 비봉정상에 있는 진흥왕순수비에서..

 산정에서의 기쁨을 만끽하는 옆지기..

보무도 당당히  다시 하산이다..

비가오나 눈이오나  언제나 변함없이 서서 산객을 맞는 사모바위..

오늘은 우리부부를 위해 모델이 되어준다.

 

 

 이제 우린 삼천사계곡으로 하산이다.

 아~ 이 시원함 뼈속을 아리는 이 고통..

그러나 또한 얼마나 그립던 고통인가..ㅎㅎ

 이 깨끗함을 뭐라고 말로 표현해야할까?

투명한 영롱한 이슬같은..마리 물개가 된 옆지기..

 

 

 물속에서의 기쁨도 잠시 우린 다시 산을 내려와야했다.

 삼천사다..

깊은숲 어귀에 자리한 삼천사..

오랜세월 한자리에 머문 고찰은 어느덧 산풍경에 일부가 되었다.

사찰이 간직한 깊은 시간의 무게를 잠시 헤아려본다.

 

 삼천사 마당의 거북바위.

이렇게 오늘도 산행을 마쳤다..

때로는 팍팍한 삶에 등떠밀려서 산을 찾기도하지만

오늘처럼 산에 오르는것이 소중하게 느껴져 오를때도 있다.

사연은 가지가지 겠지만 오르는 목적이야 단한가지 아니겠는가..

산에서 건강도 찾고 마음도 정화하고 ..

또  좋은 사람들과 좋은시간도 보내는 ..

그러고보니 한두가지가 아니다..

상태는 말했다..내가 이렇게 후기를 쓰는것이 재산,,아니 유산이라고..

그런데 유산은 아니고 내 살아생전에 재산은 되겠지 싶다..

오늘은 뒷풀이까지 아주 기분좋은날이었다..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

상태야~ 고마워~

 

2012,7,9....계절그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