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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

제76차 강산모 12월 송년산행 해남 두륜산에 다녀와서...

언제:2012년12월23일 일요일

누가: 강산모회원30명

어디에:해남 두륜산

산행코스: 오소재~오심재~노승봉~가련봉~만일재~대흥사~주차장

산행시간:5시간30분

 

이곳에 아침기온은 매우 추웠으나 해남의 기온은 따뜻하다는 뉴스를 접하곤 조금은 안심을 하며

한편 해남엔 눈소식이 있어 설렘반 걱정반으로 길을 나섰다..신청을 한 회원들이 많이 취소를 하는 바람에

30명의 인원이 정각 5시 해남으로 출발을했다...김기사님의 우렁찬 시동거는 소리와 함께 출발~

고속도로엔 차가 별로 없었다..출발한지 5시간만에 오소재에 도착을했다..

바람이 많이 불고 있어서 은근히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오소재에서 준비운동도 없이 단체사진만 찍고 ..

10시4분이제 산행 시작이다 .오소재 들머리..

그런데 오후에나 온다던 눈이 벌써부터 내리기 시작한다..

오소재에서 불던 바람은 이쪽능선엔 잠잠하다...계속 이랬으면..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첫 겨울산행에 들떠 일행의 발걸음이 가볍다.

간간히 내리던 눈은 오심재에 올라서니 함박눈으로 변해 힘차게 내린다...고계봉 봉우리가 보이지 않을만큼 많이 내린다.

만발한 눈으로 산은 다시 풍성해진다.

사람들은 모두 신이나서 마치 신이 난 강아지들 같았다...

강산모 송년산행 끝내 준다며 복받은 사람들이라는 말을 하는 회원들도 있다.

눈이 정말 많이 내린다..

모두들 신이나서 함박눈처럼 함박웃음꽃이 피었다.

이제 다시 노승봉으로 출발이다..

치명적인 매력 겨울산의 시작

눈과 바람이 만든 그 풍경속으로 들어간다..

올려다보이는 노승봉...노승봉 아래 헬기장에서..

노승봉에는 상고대가 피었네?

순백의 능선들이 그려지는 즐거운예감이 든다.

 

노승봉 바로옆 이 모퉁이만 돌면 어마어마한 바위가 기다리고 있는줄도 모르고..

눈쌓인 산은 초반부터 만만치않다.눈내린산은 아름답지만 조심스럽다.

노승봉은 순순히 자리를 내어 주지 않았다.

홍대장을 비롯해서 김대장과 또 새로오신 남자 회원분들까지 총동원해서 여자분들이 편안히 오를 수 있도록

도와 주고 있다..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아마도 산악인들만의 아름다운모습일것이다.

난 순서를 기다리며 멋진 풍광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런데 여기 올라가기 정말 힘들었다..

눈보라가 심하게 휘몰아친다...그야말로 히말라야를 등반하는 기분이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바람은 심해지고 기온은 내려가 길은 더 미끄러웠다.

노승봉을 올라서자 이렇게 기막힌 모습이 기다리고있다.

일년을 기다려 다시 산으로 돌아온 겨울은 그시간을 보상이라도 하듯 이른 겨울부터 풍성한 눈꽃을 피웠다.

매서운 바람은 눈꽃을 길위에 내려 앉혔다.

노승봉을 내려가는 길도 만만하질 않았다..바람이 한번 불며 운무를 싹 걷어가니 기막힌 풍광이

그 속내를 드러낸다..내내 운무에 가려져 있던 산이 그제서야 너른 시야를 내어준다

우리는 일제히 와~ 하며 소리를 쳤다..누구나 할것없이 약속이나 한듯이..

날씨만 이렇지 않았다면 정말 멋진 풍광을 가진 산임이 분명하다..

바람이 한숨 쉬어가는사이 산이 감춰둔 눈의 정원이 나타난다.

그동안의 고단함은 잊게 만드는 꿈결같은 풍경이다.

 

눈은 내리다 그치다를 반복하며 거친 바람은 계속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

모두모두 조심조심..김대장은 소리쳤다.

짙어진 눈이 시야를 가로막는다.

눈소리 바람소리 그소리에 떨기 시작한 나무들 소리가 산을 울린다.

 

하나의 봉우리를 넘으면 또하나의 봉우리가 기다리고 있었다...

 

밧줄에 대롱대롱 매달려 그래도 참 열심히 잘간다..

황홀할 정도로 아름다운 눈꽃을 벗삼아..

또하나의 봉우리를 넘어와서 난 뒤에 오는분들을 기다리며 바람을 피해 서있었다..

막간을 이용해서 한컷..

뒤에 계신분들도 올라오시고..모두 즐거운표정들이다.

아~ 이 이쁜 눈꽃을 어찌하리..

드디어 가련봉이다...바람은 우리를 가련봉에 서 있질 못하게한다

남자분들조차 몸을 가누기 어려울정도의 바람이다.내딛는 발걸음이 흔들릴정도이다.

인증샷도 못찍고 바로 전진이다.고갯마루를 넘나드는 바람의 기세가 매섭기 그지없다.

찬바람이 자주 끼어 들어 그리 오붓한 시간은 아니지만 겨울산 그대로의 풍경이 가슴에 새겨지는 꽤 정직한시간이다.

험한 바위길은 눈을 입어 더욱 미끄럽고 위험하다..

눈과 바람의 산에서 산행은 두배쯤 느려진다.

아~ 아름다워라~ 난 바람도 눈도 아랑곳하지 않았다..그저 이 모습이 너무 좋아서..

공기중에 수증기가 얼어붙어 만들어지는 상고대는 겨울산의 꽃이다.

칼바람을 이고도 산에 오르는것은 아마도 이런 풍경들 때문이리라.

또 다시 오른다 봉우리를..여기서도 난 소리쳤다...아~ 이쁘다..

이 이쁜모습을 어찌 그냥 두고 가랴..히힛

 

눈과 마음을 다독이며 오르는 산행

 

 

 

여긴 엄청난 내리막이다..계단이 서 있다시피하다

난간에 매달려 한발짝씩 발을 옮긴다.

 

보시라~ 이 멋진 풍광을....날씨가 험한것쯤 문제도 아니다.

이제 여기를 내려가면 저 밑에 보이는것이 만일재이며 두륜봉 정상 하나만을 남겨 놓고 있을뿐이다.

눈에 쌓여 있는 두륜봉정상

드디어 만일재에 내려 왔는데 바람이 너무 심해 밥을 먹을수가 없다..

눈보라가 심해 두륜봉 정상도 포기한채 우리는 하산 할 수 밖에 없었다...아쉽지만 안전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발길을 돌리고 말았다.

산의 정상은 산이 허락할때 다시 오르기로한다.

만만일재에서 바라본 우리가 내려온 봉우리..

봉우리마다 만만한 봉우리가 하나도 없다.

하산을 시작하니 골짜기라 그런지 바람 한점이 없다...

삼킬듯 불던 바람도 자취를 감추었다.우리는 만일암지 오층석탑 앞에서 점심을 먹기로했다.

삼삼오오 모여서 많이 시장한지 여기저기서 난리들이다..

라면국물도 원샷 하는 내모습..얼굴이 안보이니 누군지 모르지?ㅎ

밥을 먹는 동안에도 그쳤던 눈은 다시 내렸다.

바람이 적은 산엔 눈이 제법 쌓여 있다.

푸른잎대신 백발을 이고 선 나무들..

천년수라 불리우는 약수터..아쉽게도 천년수를 못마시고 내려왔다.

 

드디어 고즈넉한 천년고찰 대흥사에 도착했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 22교구 본사 대흥사(大興寺)는 근대 이전 대둔사와 대흥사로 불리었다가 근대 이후 대흥사로 정착되었다.

해남 두륜산(頭輪山)의 빼어난 절경을 배경으로 자리한 이 곳 대흥사는

한국불교사 전체에서 대단히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는 도량으로서 특히 임진왜란 이후 서산(西山)대사의 의발(衣鉢)이 전해지면서

조선불교의 중심 도량이 되었고,  한국불교의 종가집으로 그 역활을 다해온 도량이다.

풍담(風潭) 스님으로부터 초의(草衣)스님에 이르기까지 13 대종사(大宗師)가 배출되었으며,

만화(萬化)스님으로부터 범해(梵海)스님에 이르기까지 13 대강사(大講師)가 이 곳에서 배출되었다.
암울했던 조선시대의 불교 상황을 고려한다면, 이들의 존재는 한국불교의 오늘이 있게 한 최대원동력과도 같은 것이었다.

 

두륜산이 포근히 안은 대흥사.

대흥사에서 내려오다보면 강호동의 1박2일 촬영지인 400년 된 고택'유선관'이 있다.

대흥사를 찾는 수행승들과 신도들의 객사로 이용되어 오다가  50여년 전부터  일반인을 상대로 여관 운영을 하였는데,

오랜 세월에 낡아진 건물을  해남군에서 전통한옥으로 수리 하였다 .

그 이후 2000년도에 들어 서면서 개인이 인수하여  음식점을 겸한  여관으로 운영하고 있다.

대흥사 입구 양옆의 상가들은 저 바깥쪽으로 퇴출하면서도 남겨놓은 곳이란다.

유선관의 방은,전화도 없고, TV도 없고, 컴퓨터나 인터넷도 당연히 없다.

의자나 방석도 없고 책,걸상도 없다. 앞문을 열면 건물 전체가 툇마루로 이어진 채

마당 가운데 작은 정원과 건너편 건물채와 마주보이고 뒷문을 열면 현대식으로 지어놓은 

화장실과 세면장, 욕실이 남.여용으로 구분되어 있다.

 또  전라도의 백반을 방에서도 먹을수 있다.식사때는 주인 내외가 방으로 들고온 상은 상다리가 부러질 지경이다.

놋그릇에 놋수저,20여가지의 남도식의 정갈한 음식들.

저녁엔 1인 10.000원 아침 1인 7.000원이다.

예약: 061-534-3692

 

유선관은...

아직도 요강을 사용하는 정갈한 한옥 민박집이다.

대흥사에서 주차장까지 내려오는 길은 우리나라 아름다운길에도 선정된 길이다.

정말 아름다운길이다..

그쳤던눈은 다시 또 내린다...편백나무숲사이로 함박눈이 스치듯 내린다.

 

만나보지도 않고 누군가를 내마음대로 규정해 버리는 것처럼

우린 산에게도 그러지 않았을까?

그저 너무 유순하다고 그저 덜 알려져 있다고 마음대로 미루어 두었다면

두륜산이 섭섭해 할 일이다.

잊지못할 겨울의 풍경을 담고 왔다..

아직도 그 풍경을 가슴에 담고 있다..

많은분들의 도움으로 안전하게 다녀올 수 있었던 산행이었다..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담산행에 또 만나요~

 

2012,12,25....글/사진...계절그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