裸木
유창섭
칼바람 눈밭에서도
나무는 당당하다
꽃을 피워내며 몸을 낮추고
잎을 거느리며 가지를 늘어뜨리고
열매를 키우며 몸을 숙이던
나무는
잎도 열매도 모두 내려놓고
겨울날부터
차가운 바람
살이 터지는 추위에도
더욱 몸을 꼿꼿이 세우고
어찌 당당히 맞설 수 있는지
욕심도 버리고
빈 몸이 되면
떳떳할 수 있다는 걸
침묵으로 말한다
裸木
유창섭
칼바람 눈밭에서도
나무는 당당하다
꽃을 피워내며 몸을 낮추고
잎을 거느리며 가지를 늘어뜨리고
열매를 키우며 몸을 숙이던
나무는
잎도 열매도 모두 내려놓고
겨울날부터
차가운 바람
살이 터지는 추위에도
더욱 몸을 꼿꼿이 세우고
어찌 당당히 맞설 수 있는지
욕심도 버리고
빈 몸이 되면
떳떳할 수 있다는 걸
침묵으로 말한다